✈여행

엄마와 딸의 4박5일 제주도 여행-둘째날:성산일출봉/우도/섭지코지

횬또니 2021. 12. 16. 10:00

제주 여행 둘째날의 아침이 밝았고 엄마와 딸의 본격적인 제주도 여행을 해볼까....나? 하하
라고 말하고 싶지만 나는 전날 잠을 자는 둥 마는 둥 했고 =_=
(평소 코를 잘 곯지도 않던 우리 김여사님...대체 혼자 운전은 다한것 마냥 왜케 코를 고시던지 ㅠ_ㅠ ㅋㅋ)

어쨌든 이른 아침 숙소를 나섰다.
원래 조식을 먹고 이동하려고 했지만 차라리 아침 일찍 운동겸 산책을 하고 밥을 먹으로 가기로 한것.
우리 김여사님은 매일 아침운동을 할 정도로 부지런하시지만;
나는 아침운동이 몇년만인지;;

성산일출봉

제주도의 많은 분화구 중에 드물게도 바다 속에서 폭발을 해서 만들어졌다는 성산일출봉. 원래 바다에 떠있는 섬이었는데 오랜시간 땅과 섬 사이에 모래와 자갈이 쌓이면서 육지와 연결 되었다고 한다. 이런거 보면 자연의 현상은 참 신비하다.

둘째날을 제주 동쪽에서 보낼 예정이었기에 일부러 성산일출봉 근처에 숙소를 잡았는데 아주 굿굿스런 초이스였다.
일단 도보 10분 정도에 성산일출봉을 갈 수 있었고 15분 거리에 성산항이 있었기 때문에 오늘 하루는 차를 타지 않고 다니기로!

나는 원래 여행을 다니면 버스나 도보를 잘 이용하는데 이유는 걸어서 동네 구석구석을 보고 분위기를 느끼는게 참 좋다.
차를타면 뭔가 그냥 후루룩 스쳐지나가는거 같아서....
김여사님이 걱정되긴 했지만 엄마도 하루쯤은 걸어서 다녀보고 싶다고 하기도 했고,

일출시간이 7시 10분이었지만 성산일출봉으로 올라가서 일출을 볼 부지런함따위는 나에게 없기 때문에 ㅋㅋ
30분쯤 숙소를 나왔다.
아직 아침 하루가 시작되지 않은 마을은 고요했다.
원래 그런건지 성수기가 지나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문을 연 가게는 거의 없었던 듯.

누구나 그렇 듯 입구에서 성산일출봉에 나 왔어요~ 하는 인증샷 한번 찍어주고

무료탐방구간이 있길래 구~지 올라갈 필요가 있을까 싶어서 둘레길을 걸어보기로 했다.
원래 산도 밑에서 봐야 예쁘다고 ㅋㅋ ( 가을 설악산 대청봉에 오르면서 깨달았던 진리 -_-;;)

그랬는데 진짜 뻥안치고 한 1분 걸었더니 엥...? 무료탐방구간 끝난거 같음.
그냥 보이는 이 구간이 다임; 둘레길처럼 성산일출봉을 삥 둘러 걸을 수 있는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그래서 결국 올라갔지 뭡니까.....
아! 그래도 하나 개이득이었던 건 우리집 김여사님이 만 65세라 입장이 무료였던 것!(오호라~)
제주를 다니면서 알게된것이 65세 이상은 입장료가 무료이거나 할인이 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만 돈내고 다님...........뭔가 득템한 기분이었다ㅋㅋ)

높이가 200m가 되지 않아 올라가는 시간이 길지는 않은데 내가 싫어하는 이 계단 어쩌죠...?

거의 정상자락에 다다라 잠깐 고개를 들어보니 성산 마을이 보인다.
작은 어촌마을 마냥 옹기종기 모여있는거 참 정감있다. 높은 건물이 없어 시야가 트여 풍경 보기도 아주 좋다.
제주를 다니면서 참 좋았던게 고층 건물이 별로 없어 하늘을 가까이 볼 수 있는게 참 좋았다.
물론 큰 시내로 나가면 빌딩이 없는건 아니지만 그것도 서울처럼 초고층은 없으니.....
구름이 많은날이라 흐릿하긴 하지만 멀리 한라산도 보였다.
이번 여행 한라산 첫 영접♥

봉우리 정상에 있는 분화구.
구름이 없었으면 일출의 장관을 볼 수 있었을 텐데 좀 아쉽긴했다.
그래도 뭔가 성산일출봉의 기운을 받아가는 것 같아 좋은 기분이 더 컸다.

김여사님 사진도 찍어주고 야무지게 챙겨간 셀카봉으로도 같이 사진 찍고
올라가는건 30분 정도 걸린거 같은데 내려올 때는 10분도 안걸린거 같음 ㅋㅋㅋㅋㅋ
그 길로 제주 김만복 성산점으로 아침을 먹으러 갔다. (맛집 포스팅은 따로...^ㅠ^)

우도

아마도 제주도를 간다면 꼭 가야하는 곳이 우도가 아닐까.
물론 나는 세번째 가는 방문이지만 이상하게도 나는 우도에 대한 특별한 기억이 딱히 없다.
제주 속의 제주라고 할만큼 아름다운 곳이지만 이상하게 내가 갈때마다 날씨가 별로인데다가
불현듯 생각난 4년전 기억 @_@ 같이 간 일행이 트렁트에 차키를 놓고 문을 닫아버렸던 일이 생각나네 ㅋㅋㅋ
공업사 부르고 난리가 났었지;; 것도 시간 지나니 이렇게 잊어버릴 수 없는 추억이 되네.ㅎㅎ

식사를 하고 30분을 걸어 성산항에 도착.(걷는거에 끄떡 없는 울 모녀)
오랜만에 성산포 터미널을 보니 4년전 왔을 때 기억이 스르르 지나간다.

기억을 더듬어 더듬어 승선 신고서 두장을 쓰고
왕복요금이 10500원(2021.년 11월 기준)인데 또 우리집 김여사님은 할인을 받으심.
만65세가 부러운 날이 있을 줄이야...


사실 65세 이상이면 붕붕이를 가지고 들어갈 수 있지만(노약자, 어린이, 우도1박의 경우 차량을 가지고 갈 수 있음)
차를 가지고 가면 저렇게 줄을 서서 기다리는 시간도 나름 상당하고
어짜피 우리는 우도를 다 돌아볼 생각이 없기에 그냥 갔다.


성산포에서 배타고 약 15분 정도면 갈 수 있는 거리.
밖이 바람도 많이 불고 추워서 대합실에 들어왔는데
뭐 자리에서 눕자마자 도착한건 머선일이고....

도착이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내리는 인원이 아주 많았다.
날씨가 미치도록 좋아보이지만 뭔 바람이 그렇게 불던지 ㅠㅠ
아침에 날씨가 좋아서 외투 하나 안걸치고 그냥 조끼 하나 입고 갔다가 얼어 죽는 줄 알았네 ㄷㄷ

엄마와 나는 우도에 들어오면 타야 한다는 전기 자전거? 스쿠터 따윈 빌리지 않고 그냥 무조건 걸었음 ㅋㅋ
뭐 여기서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나하나 열거할 순 없지만 걸으면서 함께한 엄마와의 시간도 좋았고
평소에는 하지 못했던 이야기들도 했었고 나름 뜻깊던 시간이었다.
어쨌든, 그렇게 걸어 산호 해수욕장까지 왔는데
이봐이봐....또 날씨 안좋아지고 우중충해 지는거 보라규...

나는 진짜 김여사님 사진 진심을 다해 주는데
이번 여행 내 사진은 포긔해야 될꺼 같다......
위에서 눌러찍어 버리는 스킬....아주 칭찬해 엄마 ^^
사실 저것도 수평이고 뭐고 없다....왜 이렇게 기울여서 찍는지 지진난 줄 알았음 ㅋㅋㅋ
그나마 내가 수평 보정한....-ㅠ-

우도가 올레길 제 1코스인만큼 시간이 되면 다 둘러보는게 좋겠지만 그러다가 우리는 이 우도에서 4,5시간을 걸어야 하니까;;
중앙길로 빠져서 제주 가옥들도 보고 밭도 보고...
중간에 왠 총을 든 아저씨들이 나타나서 쫄았는데 마을에 멧돼지가 들어온건지 뭔지;; 좀 겁이 났다.
외곽으로 돌지 않고 이런 샛길과 중앙길로 들어오면 생각보다 별거 없는 허허 들판에 사람도 안보이고 좀 썰렁했다.
물론 주민들 모두 일하러 나가셨겠지만 사람이 사나...? 생각이 들 정도.
그리고 가로등도 잘 안보이고 밤이 되면 정말 사람도 안다니겠구나. 이래서 시골 사람들은 일찍 자는 건가.

그리고 약간 날씨 쇼크....
유채꽃 같은데...유채꽃은 4월에 파는거 아닌가요? @_@;;;
새까만 돌담으로 쌓은 울타리 안으로 알지 못하는 농작물과 군데 군데 피어있는 유채꽃들...
예전의 제주 모습이 이랬을까??

지도 보고 요래조래 길을 찾아가니 김여사님이 역시 젊은 것들이 있으니 길도 잘 찾고 이렇게나 다닌다고...
엄마 친구들이랑 왔으면 이렇게 다니지도 못한다고...나 칭찬 받은 건가요...ㅋㅋㅋ

우도 여행하면 우도 8경을 빼놓을 수 없지만 도보로 이동했기에 다 둘러볼 수는 없었고 제 7경을 볼 수 있는 검은 모래가 있는 검멀레 해안으로 왔다. 커다란 고래가 살았다는 전설 때문에 고래 경자가 붙었다고 하는데 동안 경굴은 밀물때는 잠기고 물이 빠져야 들어갈 수 있다고 한다.
몇몇 사람들은 신비한 동굴을 보러 내려간거 같은데...음;; 나는 이상하게 저렇게 깎인 절벽과 동굴을 보면 무서워서 ^^:;
그냥 위에서만 보는걸로 ㅋㅋ 근데 검은 모래가 좀 신기하게 보이긴 했다.


땅콩으로 유명한 우도 답게 어딜가나 땅콩 아이스크림이 판을 치고 있었음.
걸으면서 아이스크림을 먹느라 다 먹고 쓰레기를 버리려고 하는데 우도에는 쓰레기 통이 없...나요?
들고 한참을 돌아다녔다고 한다.....그 자리에서 먹고 버리고 와야 나처럼 쓰레기를 들고 돌아다니지 않는다는거....

갈수록 또 하늘은 흐려지고 바람은 휘몰아치고 ㄷㄷㄷ
역시 여행의 8할은 날씨라고 딱히 또 너~무 좋았다라는 느낌없이 돌아가게 되는 우도이다.

내일은 또 아침식사를 하고 바로 서귀포쪽으로 넘어가야 되니까 이쯤에서 우도는 마무리 하자며 돌아가는 길.
숙소에 들러 차를 가지고 섭지코지로 이동하기로 했다.

섭지코지

숙소에서 차를 타고 섭지코지까지는 약 15분 거리.
사실 섭지코지는 해안 절경과 노란 유채꽃밭으로 4월 제주를 와야 제대로인 명소이겠지만 이 전에 두번 왔던 제주 여행은 7월이었어서 유채꽃은 물론 사실 섭지코지를 방문하지도 않았다 ㅋㅋㅋ
그래서 이번 섭지코지는 나에게도 첫 방문이었던 터.

4시가 넘은 시간이었는데도 주차장이 거의 만차에 가까워서 뭔일인가 싶었다 ㅋㅋ
그만큼 늦은 시간에도 많이 방문하는 곳이 섭지코지인 듯 하다.

아침에 김밥 먹고 중간에 그냥 주스 커피 등 주전부리로 떼우다 보니 약간은 출출했는데
마침 궁금한 주전부리가 또 똬! 눈 앞에 ^^
한치빵이란는데 한치를 갈아넣은 메밀반죽과 제주산 모짜렐라 치즈 (근데 제주산 모짜렐라가 있나...?)로 구워만든 것.
출출 했는지 순식간에 흡입했다.

제주도에서 가장 영화에 많이 등장한 곳이 이 섭지코지라고 하는데 일단 그 유명한 올인하우스.....ㅋㅋ 저 멀리 보인다.


절벽 아래로 보이는 삐죽 솟은 바위는 용와의 아들과 하늘의 선녀에 대한 전설이 담긴 선돌이라는데
뾰족한 부분에 하얗게 덮인게 갈매기 배설물이란 걸 듣고 좀 깼다....ㅋㅋ
슬픈 짝사랑 얘기에 갈매기 배설물 끼얹기 ㄷㄷㄷ


올인 하우스는 관리가 제대로 안되고 있는 듯 했다.
일단 들어갈 수 없게 문을 막아놨고 기사를 검색해보니 관광객 유치를 위해 지었지만 점차 방문객도 감소하고 대표이사가 사망하고 부지가 넘어가고 건물은 경매에 넘겨졌다고 한다.
낙찰받은 사업자와 토지소유자인 성산읍 신양리가 아직까지 소송중인거 같은데...
합의 잘해서 잘 꾸며서 카페로 해도 될꺼 같은데 ㅠㅠ
왜 저렇게 썩히고 있는지...차라리 아니다 싶음 빨리 철거를 하던지 섭지코지의 풍경에 걸맞지 않게 너무 보기 좋지 않게 방치되고 있는 듯 하다.

한번씩 타보고는 싶지만 아직은 말이 무서운 여자;

전망대 위에 올라가서 오름도 보고 역시 이런 광야(?)는 일몰일 때 풍경이 대박인 듯.

차를 가지고 오지 않아 느긋하게 걸어 돌아다니고 싶었지만 가로등 하나 없는 이 곳에 ㅋㅋ 해가 진다면 무슨수로 걸어다니겠나. 한바퀴 도는데 대략 1시간 30분이 걸린다는데 그러다가는 오도가도 못할꺼 같아서 갔던길을 되돌아 올 수 밖에 없었다. 낮에 간다면 소풍나온 기분으로 산책을 즐기기에 좋은 코스인거 같다. (물론 바닷바람 싸대기 맞기는 필수)

돌아가는 길 하늘은 너무 예뻤고,
또 해가지는 하늘 사진은 참을 수 없긔♥

김여사님은 딸 덕분에 인생샷 많이 건지고 있는 중 ^^

물론 나는 그렇지 못하고 있고 ㅋㅋㅋㅋㅋ
아주 하늘을 허옇게 찍어버리다 못해(광선 폭발한 줄) 또 나를 이렇게 눌러 찍어버리기 ^^
(엄마....제발 밑에서 올려 찍어줘....)

해가 완전히 들어가기도 전에 맞은편엔 달도 아주 밝게 떴다.
바다엔 고기잡이 배들도 떠있어 아주 환상적인 풍경이었다. 생각보다 바람도 덜 불어 이 고요한 느낌이 참 좋다.
나중에 여행을 마칠 때 물어보니 엄마는 여행지 중 섭지코지가 제일 좋았다는 말을 했더랬다.
다음번엔 유채꽃 필 때 엄마를 모시고 또 한번 와야겠다.^^


엄마와 딸의 4박5일 제주도 여행 둘째 날....숙소 돌아와 캐시워크 확인하니 3만 5천보 시롸냐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