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여행을 하게 되면 참 부지런해지는 것 같다.
평소 기상시간이 10시, 빨라봤자 9시인데 여행지에서 아침은 7시도 안되서 눈이 떠지니;;
오늘은 어제 미처 보지 못했던 나머지 서귀포 일대 산방산과 용머리해안 곶자왈을 둘러보고 서쪽 해변가쪽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산방산
10시쯤에 도착했는데 아직 이른시간이라 그런지 사람이 많진 않았다.
산방산 주차장은 사설주차장과 공영주차장이 있는데 도로건너편 공용 주차장이 무료라 차를 대고 사찰로 입장했다.
작년에 왔을땐 산방산을 오르지 않고 용머리 해안 주변에서 산방산을 봤던터라 사찰이 있는지 몰랐는뎅...
김여사님이 말하길 규모도 그렇고 깨끗한거 보니 아마 생긴지 얼마 안된거 같다며 하셨다.

불교신자는 아니지만 절에가면 항상 마음이 편안해지는 무언가가 있다.
김여사님도 불교신자 아닌데 가끔 절에가서 기도하고 오시고 그런다 ㅋㅋ


부모님의 인자하신 미소아래 또 우이 김여사님은 촛불키고 왔음 ㅎㅎ
무엇을 쓴거냐 했더니 모든 부모들의 소망. 자식들 이름쓰고 소원성취, 사업번창 ㅋㅋ
아직도 활활 불꽃이 타오르고 있으려나?

고려의 승려가 이곳에서 수도를 했다고 한다. 바다방향으로 탁 트인 뷰가 아주 마음을 정갈하게 해준다.
산방산에서 용머리해안, 형제섬, 송악산, 가파도, 마라도 다 내려볼 수 있다고는 하는데
마라도는 너무 멀어서 육안으로 안보일꺼 같은데@_@;; 저 멀리 보이는건 가파도 인가?
마라도 짜장면은 언제 맛볼 수 있을까,
예전에 무한도전 짜장면 먹으러 마라도까지 간거 진짜 웃겼는데 ㅋㅋㅋㅋㅋ


산방산은 절벽으로 되어 있는 바위산이라 정상까지 갈 수는 없고 중간쯤 천연굴인 산방굴이 있어서 가보기로 했다.
용머리해안까지 가는 통합권까지 끊으려고 했는데 오늘은 만조때문에 입장이 불가하단다 ㅠㅠ
하...4년전 왔을때도 파도 때문에 못들어갔는데... 날씨가 이렇게 좋은데 머선일이야. 또 못가네...
올라가는 길에 3번치면 소원성취한다는 종이 있어서 종 치는 중. (욕심내서 4번 치지 말라고 써있다 )

처음 올라가보는 길이라 예전엔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길도 잘해놨고 (비록 계단이지만^^;) 펜스도 아주 잘 설치해놨다.
나무펜스가 있는데 철제펜스가 또 있다는게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여튼 그렇게 20분 정도를 올랐을까.

고도 200m 지점에서 만난 자연으로 생겼다는 산방굴에 불상이 있다.
굴 내부 천장에는 돌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그물을 설치해 놓았다. 굴 내부 천장 암벽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은 산방산의 암벽을 지키는 여신이 흘리는 사람의 눈물이라는 전설이 있다고 한다.

이 신기하게 생긴 건 풍화혈이라고 하는데 풍화에 의해 암석에 형성된 구멍이나 동굴을 말한다고 한다.
대체로 집단적으로 일어나는데 특히 이 작은 풍화혈들이 열을 이루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걸 벌집풍화라고 한다.
바람이나 파도에 의해 암석에 침투된 염분이 결정화 되면서 풍화혈이 점진적으로 더 커진다고 하는데 가까이서 보니 신기하기도 하고 얼핏 징그러워 보이기도...ㅋ


이틀동안 너무 바쁘게 돌아다니다 보니 제주도 가야할 곳 스팟을 막 찍고 다니는 느낌이었는데 여기 오니까 그냥 조용히 산책하며 사색하는 시간같다. 뭔가 제주도에 왔다는 느낌보다 그냥 바다가 보이는 어느 조용한 절간에 와서 자연을 느끼며 내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 같아 뜻깊었다.
서울로 돌아가면 또 바쁜 일상이 되겠지만 계단의 글귀처럼 날마다 좋은 날이 되기를.
용머리해안
아까 산방산 매표소에서 들은것처럼 만조때문에 용머리해안 진입 불가라고 했지만 그래도 왔으니 주변이라도 걸어보자 싶어 용머리해안 주차장으로 주차를 하고 걸어들어갔다.
응...?? 근데 금일 관람 가능하다는데?? 뭐지 이건??


멀리서 바라본 산방산의 자태가 위엄한 것 같으면서도 멋있다.
흠...저기 중간까지는 올라갔다 이거지 ㅋㅋ

금일 관람 가능하다는게 그냥 이 풍경이었나 ㅜㅜ
매표소는 닫혀있었고 용머리 해안으로 못들어가는 사람만 펜스 밖에서 바글바글...
아, 해안쪽으로 담 넘어 들어가시는 분들이 있었는데 아마 마을 주민 해녀 할머니들 같았음.
세 번을 방문했는데 세 번을 다 못들어가네...아쉽다.
근데 용머리 해안을 찾아보니 왜 기상이 안좋거나 만조시에 통제가 되는지 이해...
바다가 코앞이라 물이 차오르면 위험할꺼 같긴하다.
다음 방문때는 꼭 들어가 볼 수 있었음 좋겠다. 암벽이 정말 장관이던데...

여기도 올레길인가 보다.
훔, 다음에는 올레길 걷기로 와볼까. 난 백패커의 로망이 있는 사람이라 ㅋㅋ
아직 올레길 제대로 걸어본 적이 없는거 같은데 도보여행을 좋아한다면 한번 도전해 볼만? ㅎㅎ

아쉬운대로 그냥 해안길 근처 둘레길 오르며 잠시 풍경을 감상한다.
4년전에 뜨거운 여름에 와서 여길 오르며 헥헥 거리던게 생각난다. 그 때 친구들과 온갖 포즈 다 잡으며 사진도 찍었는데 ㅋㅋ
다음번 용머리해안 관람 성공을 기원하며 다음코스로 출발!
곶자왈도립공원
곶자왈은 '곶'과 '자왈'의 합성어로 된 고유 제주어라고 한다.
곶=숲, 자왈=나무와 덩굴 따위가 마구 엉클어져 수풀같이 어수선하게 된 곳.
여행 나부랭이였을땐 당연히 곶자왈이란 곳을 알지 못했고 내가 이 곶자왈이란 단어를 처음듣게 된 건 올 여름쯤이었나...
JTBC에서 했던 '서울엔 우리집이 없다.' 였나...
곶자왈에 집을 짓고 사는 어느 가족들의 이야기를 보면서 였는데 제주하면 당연히 바다를 떠올리지만 왠지 나는 곶자왈이라는 단어와 무성한 숲이 보이던 그 제주의 모습에 빠져들었다.
제주에 저렇게 신비스러워 보이는 곳들도 있구나...
그리하여 이번 여행에 곶자왈도립공원을 가보자 생각하게 된 것.

곶자왈 환상숲이란 곳도 있었지만 내가 방문한 곳은 도립공원이었다.
근데 좀 진심 의외였던게 찾아가는 길이 ㅋㅋㅋ 뭔가 부내가 나는 동네였음.
빌라? 타운하우스같이 형성되어 있는 마을을 지나가는데 나름 시내처럼 상가도 꽤 있고 길도 깨끗하고...
응? 도립 공원인데? 숲인데? 이런데 곶자왈이 있다고? @_@;;
근데 진짜 그런데 있음 ㅋㅋㅋ 그런 길을 달리다가 코너를 도니까 도립공원의 입구가 나왔다.

해설탐방도 들을 수 있는 시스템이 있었는데 시간이 안맞았다.
숲해설 이런거 좋아하는데ㅠㅠ 이렇게 다시 와봐야할 핑계가 생기네 ㅋㅋ
이곳은 서귀포시 4개마을에 걸쳐서 약 154만평의 곶자왈을 제주곶자왈 도립공원으로 지정했다고 한다.
오호...정보를 찾아보니 곶자왈이 이곳뿐만 아니라 서부 동부, 구좌 성산까지 제주 4대 곶자왈이 있다고 한다.
약간 다음 여행의 구미가 당기는 포인트를 찾았다. ㅋㅋ
바다도 좋지만 요즘 숲, 산이 점점 더 좋아지는터라 관심이 많은데...
그러고보니 이번 여행은 오름이나 숲을 다니지 않아서 다음여행의 테마로 잡고 와도 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테우리길, 한수기길, 빌레길, 오찬이길,가시낭길 등 5군데의 코스가 있지만 테우리 길을 제외하곤 등산화를 착용해야하는 다소 약간은 험난한 길이라 테우리길로 해서 전망대까지 갔다가 돌아오기로 했다.
이렇게 나무 하나 하나에 이름표를 붙여놓은것도 나같은 나못알에겐 아주 좋은 포인트였다.

이름표가 없는건 네이버에서 검색하기 정신없는데 아마도 혼자 여행했더라면 하루종일 곶자왈에 있었을꺼 같다.
김여사님 모시고 다녀야 하니 꽃을 꽃이라 부르지 못하고 나무를 나무라 부르지 못하며그냥 휙휙 지나가는 중 ㅠ▽ㅠ


1코스 테우리길을 제외하곤 등산화 미착용이면 갈 수 없다.
군데 군데 이런 퀴즈도 달아놨지만 보고도 난 알리가 없지 ㅎㅎ

진짜...제주는 바다가 다인줄 알았는데 아니야 아니야...그 생각이 틀리게 해준 곳.
여름엔 오히려 바다보다 이러한 길이 더 시원할 듯 ㅋㅋ보이는건 푸르고 들리는건 새소리 밖에 없고 너무 신비롭고 몽환적이다.
피톤치드 뿜뿜 받으니 뇌가 맑아진다 ㅎㅎ

제주 자연의 숨소리가 온전히 남아있는 곳 같다 이곳은.
숲의 요정이 된 기분 ㅎㅎ(이런 거대요정은 없겠지만;;ㅋㅋㅋ)

전망대까지 30분에서 40분 정도의 거리.
나름 그래도 길이가 있다. 돌아가는 길까지 생각하면 1시간은 잡아야 할 듯.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 전망대도 올라가 본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보는 세벤째로 보는 한라산.

과거엔 경작이 불가능해서 개발로부터 버려진 땅이었지만 요즘시대의 가치는 환경이 더욱 중요시되어서 현재는 장연생태계가 잘 보전되어 보전가치가 높은 지역이 되었다고 한다.


용암지대였던데다가 토양발달이 빈약한데 게다가 크고 작은 암괴들과 돌덩이들...
식물이 자라기가 어렵기도 하고 자라는 속도가 느려서 숲을 이루는데에 어마한 시간이 걸렸을꺼다.
그런걸 생각한다면 진짜 이곳은 현대인들이 지키고 가꾸어야할 자산이 아닐까 싶다.

곶자왈의 매력에 푹 빠져버렸네...
무엇보다 이 나무 사이사이로 들어오던 볕과 몽환적인 느낌이 얼마나 신비롭던지...
한참을 그렇게 돌아보고 앞을보며 사진을 찍어댔다.
(정말 이 기록장에 올리는건 그냥 일부에 불과....ㅋㅋ)

입출구가 같이 있고 한켠에는 탐방을 끝내면 흙을 털 수 있는 에어건도 설치되어 있다.
오늘은 비록 일부만 보고 왔지만 다음번엔 등산화를 챙겨 전 탐방코스를 다 둘러 봐야지!
협재해수욕장
아마도 제주에서 이곳을 보지 않고 돌아오는 사람들이 있을까....
내 첫 제주 여행에서 처음으로 바다를 본 해변...그래서인지 제주하면 빼놓을 수 없는 해변이 바로 협재 해수욕장이다.

그때도 보았던 가게들이 정겹게 서있다.
물론 비수기인큼에 사람은 별로 없지만 ㅎㅎ 주차도 아주 수월하게~
여름 해수욕철이 지났다고 모래날림 방지를 위해 바닥에 천을깔고(뭐라 했는지 용어가 생각이 안나네;;ㅋㅋ)
모래주머니로 눌러놨다. 그래서 백사장을 걷는데도 모래에 발도 빠지지 않고 무엇보다 신발에 흙이 들어가지 않아 아주 굿굿.

정말 처음 제주도 와서 한국에도 이런 바다색이 존재하는구나...완전 좀 충격이었는데.
아...역시 협재의 바다색은 아직 여전하구나.
해수욕을 할 수 없는 날씨라 당연히 수영하는 사람은 없지만 그래도 발담구고 신나하는 아이들이 많다.


봐도봐도 질리지 않는 바다색.
이 투명하고 맑은 물빛 때문에 협재는 제주에 올때마다 항상 들러야 되는 곳이다.

굳이 해수욕을 하지 않아도 바라 보기만 해도 좋은 그런 곳.
(또 가고 싶넹...)

여름 해수욕철이 지났다고 모래날림 방지를 위해 카페에서 커피한잔 하고 나오니 물이 좀 빠졌다.
이러다 멀리 비양도까지 헤엄치면 건너갈 수 있는거 아닐까?ㅋㅋ
바위섬까지 한번 가보고 싶긴 했으나....

기가멕힌 날씨와 바다에 나도 사진 한장 박제!
내가 사진 못찍는다고 잔소리아닌 잔소리를 해서인가 ㅎㅎ
그래도 김여사님 솜씨가 쪼꼼은 좋아졌다 ㅎㅎ 너무 허옇게(?) 찍어서 얼굴이 날라갔지만...하하;
이 정도가 어디냐며 만족 ㅋㅋㅋ
곽지해수욕장
가까이에 잡은 숙소에 짐을 내려놓고 잠시 휴식을 취한 뒤 곽지해수욕장으로 갔다.
약간 일몰 시간에 맞춰 갔는데 그 이유는 4년전에 봤던 그 해질녘의 곽지 해수욕장이 너무 아름다워서 엄마에게도 보여주고 싶었다.

역시 올때마다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는 곽지과물해변.
맑은 날 덕분인지 해도 빨갛고 예쁘게 지고 있는 중이었다.


물론 지금은 운영하고 있지 않을 노천탕이지만 그래도 내부를 살짝 구경.

고운 모래로 이루어진 협재와는 다르게 이 곳은 바위도 많다 싶었더니 ,
역시나 이곳은 선사시대의 패총이 발견되기도 하고 현무암 종류의 패사층이 퇴적된 곳이라고 한다.
지금도 조개류가 많이 서식하고 있다고...
그래서인지 어린아이들과 엄마가 조개류를 잡고 노는 가족들도 볼 수 있었다.

의도한건 아니지만 이 곳은 해가 질때마다 오게 되는데 무의식 중에 그 시간대가 잊혀지지 않아서 그런걸까.
물론 낮의 모습도 보고 싶긴 하지만, 어쨌든 협재와는 또다른 매력이 있다.
오늘도 구름 없이 예쁜 하늘을 볼 수 있는...성공적이었다.

지평선 너머로 점점 내려가는 해를 보고 아름다워 셔터를 계속 눌러댔다.
해를 가운데 두고 김여사님과 하트까지 만들고 ㅋㅋ

해가 다 넘어가지도 않았는데 반대편은 밝은 달이 떴다.
해와 달이 공존하는 하늘이라니...
조용하고 고요하고....뭔가 신비하고 오묘한 기분.
엄마도 너무 아름다운 곳이라며 좋아하셨다.
김여사님과의 마지막 제주밤도 이렇게 저물어가고....

바다 지평선마다 떠있는 고기잡이배들도 불을 밝히고.
아름다운 포인트가 다르니 역시 바다는 밝을때도 보고 해질녘에도 보아야한다.
너무 까만 밤바다는 보이는게 없어 개인적으로 걍 그렇지만 뭐 또 파도소리 ASMR도 낭만적이긴 하니,,,
전에 갔었던 멘도롱 또똣에 나왔던 카페...봄날이라는 카페였나?
가려다가 날도 저물고 배가 고파져서 산책로 걷기는 포기하고 ㅎㅎ
그냥 저녁식사를 하러 가기로~
예전에 바다 근처에 살았을때는 감흥도 없더니,
이제는 바다와 떨어져산지 20년이 되었다고 보면 또 좋고 그렇네.
특히 제주 바다는 어딜가나 아름다우니 하나라도 놓치고 싶지 않은데 그래도 결국 또 제대로 본건 협재랑 곽지밖에 없어서 좀 아쉽긴 했다.
첫날 제대로 보지 못했던 월정리라 함덕해수욕장도 가보고 싶은데....다음번 제주 여행 땐 아예 대놓고 바닷가 숙소를 한번 잡아봐야겠다. @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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